짧은 블로그

yanda.egloos.com

포토로그 마이가든




래빗 헌팅 - TONO 짧은 책읽기

책장 정리를 다시 한 김에 안 보고 처박아두었던 책들을 읽어볼까 해서 한가한 주말에 만화책 한 권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지뢰였으니, 그 이름하야 TONO 대선생님의 '래빗 헌팅'. 1권은 분명 읽었으므로 2권만 집어서 두 페이지 정도 읽다가 아무래도 앞 내용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서 다시 1권부터 정독에 들어갔는데, 10페이지쯤 읽다가 깨달았다. 1권의 내용을 잊어버린 게 아니라 나름대로 뇌 속에서 봉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런 아이들 장난 같은 그림체로 이런 일도, 저런 일도, 그런 일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이 무서운 만화를 어찌할꼬. 덕분에 다시 한 번 '소년마법사'와 함께 "마음의 준비 없이 읽으면 안 될 만화책 리스트"에 올려 버렸다.

배경은 어떤 도시 한가운데 서 있는 거대한 빌딩에 위치한 모델 클럽.
주인공은 그 모델 클럽에서 아역 모델로 일하고 있는 아이들(14~15세).
뭔가 한없이 이쁘고 아기자기한 사랑 이야기가 나올 듯한 설정인데,

1권의 내용은?
몰라, 뭐야, 무서워...ㅠ.ㅠ
아니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일도, 저런 일도, 그런 일도 나온다니까!!! 하지만 이런 일도, 저런 일도, 그런 일도 나오는 주제에 결과적으로 치유계(?)라는 게 더 무서워. TONO 씨가 그려내는 세계는 언제나 그녀의 그림체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냉정하고 잔인하지만, 그것도 '모래 밑의 꿈'이나 '칼바니아 이야기' 정도가 일반인에게 먹히는 수준일 테고 '치키타 구구' 정도면 약간 호불호가 갈릴 텐데, 이 책은 뭐랄까 레베루가 다르다는 느낌이다.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막장으로 꼽히는 에피소드 몇 개를 한데 버무리면 대충 되려나?

근데 의외로 2권은 평화로웠다. 1권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챠이나는 남성 공포증이 있다', '죤죤과 크로무는 사이가 좋았으나 어떤 일을 계기로 틀어졌다' 정도의 정보만 주고 읽으라면 2권은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물론 현실은 사정과 다름). 베린다가 맘에 들었기 때문에 비중이 높아진 듯 하여 만족했고, 크로무가 기억하는 누드 촬영에 대한 부분은 가슴이 찡했다. 그러니까 결론은 왜 '래빗 헌팅' 주제에 치유계냐 이 말이지!!!

좀처럼 3권이 안 나오고 있는데 2권 뒷페이지의 표출일람에서 무려 '2004년'이라는 연도를 보았기 때문에 그냥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2권이 2007년 8월 발매이니 슬슬 나올 때가 된 듯도 하다). 뭔가 참 무책임한 리뷰가 되었지만, 읽고 싶은 사람들은 모쪼록 마음의 각오를 하고 책을 펴드시길 바라고, 윤리위원회와 심의제도가 존재하는 한 국내에서는 출간되기 어려울 듯 싶으니 읽고 싶은 분들은 일어를 배우시길. 이상 끝.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yanda.egloos.com/tb/2693891 [도움말]